2024년 5월 14일 영국 왕실은 버크셔주 샌드허스트에 사는 여성 조지아 로리(31)를 ‘국왕의 용맹 메달(King’s GallantryMedal)’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메달은 영국 왕실이 모범적이고 의로운 일을 한 민간인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왕실은 “조지아는 쌍둥이 자매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여러차례 악어의 공격에 맞서 싸우며 끈기와 탁월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조지아와 그녀의 쌍둥이 자매 멜리사는 2021년 6월 유명 휴양지인 멕시코 푸에르토 에스콘디도에 위치한 마니알테펙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악어가 나타났고, 조지아와 다른 관광객들은 헤엄쳐 뭍으로 빠져나왔지만 15m 거리에 홀로 떨어져 있었던 멜리사는 악어의 공격을 받았다. 악어가 멜리사를 낚아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자 조지아는 지체없이 다시 호수로 뛰어들었다. 그는 주먹으로 악어의 코를 여러차례 때리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멜리사의 머리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받치고 있었다고 한다.
악어가 도망가는 듯 하자 조지아는 멜리사를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려 했다. 그러나 마지막 공격을 위해 돌아온 악어는 멜리사의 발목을 물고 놔주지 않았다. 조지아는 자신의 손을 물려가면서까지 혈투를 벌인 끝에 결국 악어를 물리쳤고, 이후 멜리사를 작은 보트 위에 올려 대피시켰다. 멜리사는 복부와 팔다리에 중상을 입고 패혈증에 걸린 채 혼수상태에 빠졌었지만, 이후 치료를 거쳐 회복했다고 한다.
조지아는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믿을 수 없을만큼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BBC에 “정말 놀라운 것은 멜리사의 용기였다”며 “(내가) 악어와 싸우는 동안 그녀는 계속 힘을 불어넣어줬다. 멜리사가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일”이라며 공을 돌렸다.
한편 이번 ‘용맹 메달’ 수상자 명단에는 조지아를 포함한 5명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로리 엘슨 듀씨는 영국 외교관으로, 지난해 주수단 영국대사관에 근무하던 중 수단 내전이 발발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